학용품도 인권침해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최근 ‘학벌 없는 시민모임’은 한 문구류 판매업체가
인권 침해적 요소의 문구를 넣어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를 요청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의 문구이길래 판매 중지를 요청당하기까지 한 것일까요??
이 업체는 사진과 같이 ’10분 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 ’10분만 더 공부하면 남편의 직업이 바뀐다’,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 ‘열공해서 성공하면 여자들이 매달린다’ 등의 문구를 넣은
학용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 뉴시스 보도
좋게 본다면 학생들의 학업생활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문구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입장에서 본다면 분명히 인권침해적 요소를 지니고 있는 문구들이기도 합니다.
‘학벌 없는 시민 모임’은 “공책 등에 쓰여진 문구는 성별·학력·직업 등을 차별하는 인권침해적 요소를 담고 있으며
청소년들에게 특정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 의식을 심어줄 수 있어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문구업체는 성별, 학력, 외모 등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는 했지만,
이런 문구들을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다면
이 문구류들의 주요 소비자인 청소년들의 뇌리에 이런 생각들이 각인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상당히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문구업체는 성별, 학력, 외모 등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는 했지만,
이런 문구들을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다면 이 문구류들의 주요 소비자인 청소년들의 뇌리에
이런 생각들이 각인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상당히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이어 “이 같은 문구는 시민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협약 19조 3항과 국가인권위원회법 2조3항에 명시돼 있는
‘심각하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편견과 부정적 평판을 조장, 확산시킴으로서
공공질서와 공공복리를 저해하는 선동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라고도 말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잠깐, 한 번 더 자세히 이 법률들을 알아보도록 할까요?
1. 모든 사람은 간섭받지 아니하고 의견을 가질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구두, 서면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는 스스로 선택하는 기타의 방법을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3. 이 조 제 2항에 규정된 권리의 행사에는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따라서 그러한 권리의 행사는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제한은 법률에 의해 규정되고 또한 다음 사항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된다.
(a) 타인의 권리 또는 신용의 존중
(b) 국가안보 또는 공공질서 또는 공중보건 또는 도덕의 보호
요약해 보자면, 이 문구들은 3항의 ‘타인의 권리 또는 신용의 존중’이라는 항목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지 등을 말한다),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미혼·별거·이혼·사별·재혼·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前科), 성적(性的) 지향, 학력, 병력(病歷) 등을 이유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현존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하여 특정한 사람(특정한 사람들의 집단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잠정적으로 우대하는 행위와 이를 내용으로 하는 법령의 제정·개정 및 정책의 수립·집행은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이하 “차별행위”라 한다)로 보지 아니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법 제 2조 3항에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신체조건, 학력, 사회적 신분, 성별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분명히 명시해 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구들을 넣어 놓았다는 점에는 문제가 있지 않나요?
이에 이 문구 업체는 외모나 성별, 학력, 직업 등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제품을 만들고 좋은 메시지를 담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판매를 중지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이런 재치 있는 문구들을 사용해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고,
매출을 늘린다는 것도 이 회사의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구들을 보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될 정도로 인권을 비하하는 내용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 모두가 다시 한 번 ‘우리가 과연 제대로 인권을 보호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