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은행에 가서 주로 어떤 업무를 보시나요? 은행에서는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기도 하고,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외화를 환전할 때도 은행을 이용하게 됩니다. 은행은 돈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실제 은행에서 일어났던 법적인 사고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사례 : 은행에서 환전을 하고 돈을 더 받았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올해 3월 서울 강남의 한 은행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하는 A씨는 한국 돈 500만원을 싱가포르화 6,000달러로 환전해달라고 요구했고, 은행 직원은 실수로 1,000달러 60장(6만 달러, 4380만원 상당)이 담긴 봉투를 건넸습니다. 은행원의 실수로 54,000달러를 더 받은 것입니다. A씨는 봉투와 거스름돈을 가방에 넣은 채 자리를 떠났고, 은행은 업무 마감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6시쯤 이 사실을 알고 A씨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봉투에 6만 달러가 들어 있던 것을 몰랐고 봉투를 잃어버려 분실 신고해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은행은 결국 A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결국 법정에 와서야 스스로 혐의를 털어놨습니다. 또 피해금액 전부를 돌려주고, 피해자와도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사기죄를 적용해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에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적용될 수 있는 죄는 “사기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입니다. 만약 A씨가 더 많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도 돌려주지 않았을 경우에는 점유이탈물 횡령죄가 성립되고, 돈을 받았을 때부터 많이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돈을 가져가면 사기죄가 적용됩니다. 이번 사건에서 사기죄가 적용된 것은 A씨가 처음부터 돈을 더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기 위해 경찰에 환전한 돈을 분실했다는 허위 신고를 냈으며, 휴대전하에 저장된 사진과 통화내역을 삭제하고 수사 시에도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을 기망(欺罔)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형법 347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유실물·표류물·매장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하는 범죄(형법 360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
두 번째 사례 : 은행 CD기에서 다른 사람이 두고 간 돈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희 할머니가 얼마 전 은행 CD기에서 돈을 뽑고 나서 실수로 가져오지 않고 그냥 왔다고 합니다. 다행히 은행으로 연락하니 출금한 돈은 다시 입금처리 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은행의 CD기는 출금하고 나서 30초 동안 돈을 빼가지 않으면 문이 닫히면서 출금이 취소된다고 합니다.)
만약 이런 경우 CD기를 이용하는 다음 사람이 이 돈을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요? 이럴 때는 고의로 다른 사람의 돈을 가져갔으므로 절도죄가 적용됩니다.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최근에는 이런 점을 노려 고의로 CD기 위에 지갑을 두고 간 후 다른 사람이 가져가게 해서 절도죄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여 합의금으로 돈을 받아가는 범죄도 있다고 하니 주의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은행 CD기에서 거래를 하는 경우 요즘은 자동으로 거래를 하는 사람의 사진이 찍힌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선글라스나 마스크 등을 착용해 얼굴 식별이 불가능할 경우 CD기에서 돈을 인출하기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선글라스나 마스크, 안대 등으로 얼굴을 의도적으로 가린 사람에게는 본인 확인을 거쳐 돈을 인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환전을 하다가 돈을 더 받는다거나 혹은 은행의 ATM기에서 남이 가져가지 않은 돈을 몰래 가져오는 것은 범죄입니다. 일차적으로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은행 직원과 돈을 가져가지 않은 주인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악용하면 안 되겠지요? 내 것이 아닌 것에 욕심내지 않는 정직한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면 이 같은 일로 처벌 받는 일도 없을 거란 생각이듭니다. 남의 것을 찾아주고 더 받은 것은 돌려주는 성숙한 사회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글 = 제7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변영민(중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