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가게와 B가게, 똑같은 아이스크림인데 가격은 다른 이유
가게마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다른 이유, 혹시 알고 계신가요? 그 이유는 바로 ‘오픈 프라이스제도’ 때문입니다. ‘오픈 프라이스제도’는 최종 판매업자가 실제 판매가격을 결정해 표시하는 가격 제도로 판매가격표시제라고도 합니다. 오픈 프라이스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권장소비자가격’이란 게 있었어요. 이것은 제조업자가 판매가격을 정하는 것인데요. 그러다보니, 제조업체가 권장소비자가격을 처음부터 높게 책정한 뒤 마치 할인을 해주는 것처럼 선전하여 소비자르 현옥시키는 일이 자주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오픈 프라이스제도’랍니다. ‘오픈 프라이스제도’로 제조업체가 물건 값을 정하는 게 아니고 최종 판매점포가 가격을 매기도록 했고, 그 때문에 점포끼리 가격 경쟁을 하면서 소비자에게 보다 경제적인 값으로 물건을 제공할 수 있을 거라는 취지였지요. 그렇다면‘오픈 프라이스제도’ 도입 후, 실제로 물건의 가격도 낮아지고 소비자들도 경제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오픈 프라이스제도, 부작용을 낳다
무분별한 가격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 그러나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오픈 프라이스제도 도입으로, 제조사에서 가격을 표시하는 것이 필수 아닌 권고사항이 되었고, 제조업체에서는 가격 표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결국에는 제품의 원래 가격이 얼마인지 조차 알 수 없게 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원래 가격을 알 수 없으니 판매업체 쪽에서 가격을 책정하더라도 이게 과연 싸게 사는건지 비싸게 사는건지 알길이 없게 되고, 이래 저래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는 결과가 생겨버린 것이었죠.
결국 지난 2010년 과자·라면·빙과·아이스크림 등 4개 품목의 오픈프라이스제가 폐지되면서 권장소비자가격제도가 다시 시행되었습니다. 재도입된 권장소비자가격표시는 의무사항이 아니며 시장 자율에 맡기고 있는데요. 특히 아이스크림류에 대한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고 있는 제품들은 드뭅니다. 그 결과 아이스크림 가격이 지역마다, 판매처마다 천차만별이 되어버렸습니다. 최대 70%까지 할인이 실시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 출처 : 컨슈머리서치
이러한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고자 권장소비자가격표시를 시장자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가격이 합리적으로 정착되면 할인의 기준치가 없어 발생한 가격 혼란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기업이 연구·개발 투자 및 제품관리에 힘써 아이스크림의 품질이 보장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고가표시와 수시 할인판매로 시장에서의 가격 기능이 약화되고, 권장소비자가격을 실효성 없이 높게 설정한 후 대폭 할인해주는 것처럼 호도하여 불필요한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는 점을 들어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의 강제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오픈프라이스제도와 권장소비자가격, 학생들의 생각은?
그렇다면 학생들은 오픈프라이스제도와 권장소비자가격표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 설문조사에 답하고 있는 학생들
먼저, 동일 제품임에도 판매처마다 가격이 다른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전남 순천의 매산여자고등학교 1학년 27명, 2학년 6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동일제품임에도 판매처마다 다른 가격에 대해 전체 학생의 26%가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으며 42%가 ‘부당하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오픈프라이스 제도의 실패와 권장소비자가격표시제의 재도입 배경에 대해 알고 난 후, 학생들의 19%가 권장소비자가격표시제에 대해 ‘현행대로 시장 자율에 맡겨야한다’고 답했고 39%의 학생들이 ‘강제로 실시해야한다’고 답했습니다.
현행대로 시장자율에 맡겨야한다고 답한 한 학생은 그 이유에 대해 “소비자는 가격이 더 싼 곳에서 구입하면 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답한 한 학생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면 억울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보아야할 점은 ‘잘 모르겠다’고 답한 학생들의 비율입니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세 선택지 중 가장 높은 42%를 차지했습니다. 동일 제품의 가격이 판매처마다 상이한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문항에 ‘잘 모르겠다’라고 답한 학생이 8%였다는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입니다. 이를 보면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이며, 그만큼 선택하기도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은 권장소비자가격표시의 강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글 = 제7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오영란(고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