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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이웃사촌, 아파트 생활 만족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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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전 부녀회장 윤모(50)씨에게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며

폭행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반상회에서 난방비 비리문제로 시비가 붙은 주민을 폭행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계량기를 조작하는 아파트 난방 비리 의혹을 구체적으로 폭로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배우 김부선씨는 ‘난방열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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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 :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이후 10월에 있었던 국정감사에 난방비 비리 관련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아파트 관리비 실태를 폭로하기도 했는데요.

영화배우 김부선씨의 폭로 사례처럼 아파트 관리비 비리는 오랫동안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 관련 민원은 지난해에만 1만 1300건을 넘어섰고,

관리비 문제로 현재 진행 중인 소송도 3,000여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9월 아파트 관리비 비리 접수창구 일원화를 위해서 ‘공동주택 관리비리 및 부실감리 신고센터’를 설립한 후

접수된 신고건수는 9월 한 달 동안에만 100여건에 이르렀습니다.

아파트에 거주 중인 국민들에 생각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10월 28일~29일 양일간 아파트 등 공동 관리 형태의 거주 공간에 거주중인

전국 성인 남녀 787명을 대상으로 아파트 관리비 운용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8.1%가 아파트 관리비 운영에 대해 ‘불만족’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국민의 약 6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대입니다. 아파트 생활에 대한 불만은 관리비에만 국한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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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SBS 뉴스 화면 캡쳐

국민권익위원회가 공동주택의 간접흡연 피해와 관련해 최근 3년 10개월(11년 1월~14년 10월)간

국민신문고에 총 1,025건이 접수되었습니다.

간접흡연 피해 민원이 제기된 공동주택을 유형별로 보면 아파트가 96.7%로 압도적이었는데요.

간접흡연 피해를 야기하는 흡연 장소로는 베란다·화장실 등 집 내부가 53.7%, 계단·복도 등 건물 공용부분이 31.9%,

건물 밖의 단지 내 놀이터 등 저층 근처가 12.6%의 순이었습니다.

또한 지난 5월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아파트 윗집 주민을 살해한 사건도

아파트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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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헤럴드경제(www.news.heraldcorp.com)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이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이들 중 절반이 이웃 간 다툼을 벌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관리비 비리, 아파트 내 흡연, 층간 소음 모두 처벌 규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벌 수위가 약하거나 규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이에 정부는 이와 같은 아파트 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안과 정책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먼저 올해 말,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를 막기 위해 ‘아파트 관리 등급 인증제도’가 도입됩니다.

아파트 관리등급 인증제도는 한국감정원이 아파트 관리비 현황과 시설관리 등을 토대로 A부터 D까지

4단계 관리등급을 매기는 것인데요. 그간 주민들이 담당해온 아파트 관리·감독 업무에 공적 기관이 적극 개입함으로써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등급 인증 심사는 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입주민 1/5 이상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면

한국감정원 전문조사요원이 현장조사를 실시한 후,

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아파트관리등급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리등급이 부여됩니다.

또한 내년 7월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받는 아파트는 다른 가구에서 발생한 냄새나 연기 등이 배기관을 통해

집 안으로 역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게 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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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MBC 8시 뉴스데스크 화면 캡쳐

현재 아파트 배기설비는 가구별 배기 덕트(공기통로)가 하나의 공용덕트에 연결돼

한 집에서 발생한 냄새나 연기가 공용 덕트를 거쳐 옥상으로 배출되는 구조인데요.

공용 덕트의 배기 팬이 정지하거나 공기를 빨아들이는 압력이 약하면 공용 덕트로 배출됐던 냄새나 연기가

다른 세대로 역류하는 일이 발생해 담배 연기 등이 다른 집으로 흘러 들어가고는 했습니다.

앞으로 아파트를 지을 때는 배기통에 연기나 냄새의 역류를 방지할 수 있도록 자동역류방지 댐을 달거나

세대마다 전용 배기 덕트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문제로 멀어진 아파트 이웃 간의 사이를 조금은 가깝게 해줄 수 있는 개정안도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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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KBS1 뉴스 화면캡쳐

폐자전거 보관, 쓰레기 투기장 등으로 방치되어 왔던 아파트단지 내 필로티(건출물 하단부를 텅 빈 구조로 만들기 위해

세운 기둥) 공간을 입주민들을 위한 주민공동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보통 방치되어 있는 아파트 필로티 공간을 교육·휴게시설이나 도서·독서실, 회의실 등의 주민공동시설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다만 입주자 동의(전체 단지 및 해당 동의 3분의 2이상)를 받아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통행·소음·안전 등에 지장이 없다는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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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할 때면 어색함에 주뼛거리며

스마트폰을 만지곤 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가까운 이웃사촌이 되는 세상이 다시 올 수 있을까요?

아파트 생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과 효과적인 정책은

분명히 필요하겠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다가가려는 노력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가벼운 안부라도 묻는 따뜻한 아파트가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신정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