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의 야외 공연장에서
인근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무너져 일부 관람객이 추락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당일 해당 공연장에서는 ’2014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축제’로 유명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었는데요. 사고는 첫 순서인 걸그룹 포미닛의 공연도중 유스페이스 주차장과 연결된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면서 발생했으며,
그 위에서 공연을 보던 관람객 27명이 약 20 m 아래 6층 높이 주차장 환풍구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공연을 잘 보기 위해 환풍구 위로 한꺼번에 여러 사람이 올라선 상태에서 덮개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사건을 수사 하고 있는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0월 23일 환풍구 시공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였고, 부실시공과 불량자재 사용 여부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끔찍한 사건,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요?
<부실시공, 건축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어>
이 사고의 책임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큰 책임은 부실시공을 한 업체에게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선 환풍구는 건축법상 부속 건축물로서,
건축법 제48조에 따르면 건축물은 하중에 대하여 안전한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건축법 제48조(구조내력 등) ① 건축물은 고정하중, 적재하중(積載荷重), 적설하중(積雪荷重), 풍압(風壓), 지진, 그 밖의 진동 및 충격 등에 대하여 안전한 구조를 가져야 한다.
건축물에서 작용하는 하중 중 그 자체로서의 하중을 의미하는 고정하중,
건축물을 사용 및 점유함으로서 작용하는 하중인 활화중이 있는데요.
환풍구는 일반보도보다 약 1.5m 높이 설치되어 있으나 어떠한 안전펜스도 없어 누구나 쉽게 올라설 수 있는 점과
스페이스광장 인근에 있으므로 콘서트가 열리면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하여
이 환풍구가 견뎌야 할 활화중은 사람이 촘촘히 올라섰을 때의 무게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 법이 적용된다면 환풍구 관리자는 민법에 의해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합니다.
§민법 제758조(공작물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①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이번 판교추락사고가 발생한 환풍구는 건물내부로 공기를 흡입하는 시설로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른 환풍시설 및 배기구 등의 개념과는 달리 ‘건축구조기준’에 따른 점유·사용하지 않는 지붕으로 해석하게 된다면
책임자를 ‘건축법’ 10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건축법 제106조(벌칙) ① 제23조, 제24조제1항 및 제25조제2항을 위반하여 설계·시공이나 공사감리를 함으로써 공사가 부실하게 되어 착공 후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에 따른 하자담보책임 기간에 다중이용 건축물의 기초와 주요구조부에 중대한 손괴(損壞)를 일으켜 공중(公衆)에 대하여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제1항의 죄를 범하여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자는 무기징역이나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사고 뒤, 엄격해진 관련 안전기준>
앞으로 건축물에 설치하는 환기구는 안전사고 방지와 미관을 고려해 설계·시공·유지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환기구 높이는 2m 이상이어야 하고, 2m 이상 깊이면 추락 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유사한 사고방지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요.
이는 사고 이후의 경찰 중간수사 결과와 전문가 의견, 시·도 협의내용 등을 종합해 건축물 설계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하중, 배치, 높이 및 미관에 대해 규정했다고 합니다.
주요 내용에 따르면 환기구는 건축물의 일부로서 환기구 역시 건축구조기준에서 정하는 각종 하중 기준을 만족해야 하며, 다수가 접근할 가능성이 있는 대지와 도로·공원·광장 등 인접부에는 가능한 한 환기구를 설치하지 않도록 배치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도로 등 경계로부터 2미터 이상 떨어지도록 했습니다.
급기구 및 환기구의 높이는 2미터 이상으로 하고 공중에 노출되는 경우
투시형 벽으로 설계하도록 했으며 안전성 확보 뿐만 아니라 도시 미관까지 고려해
공공디자인 개념을 적용한 환기구 설치 사례도 담았습니다.
더불어 건축물 준공 후 유지관리 과정에서 덮개, 지지구조 철물 및 연결재의 균열, 탈락 등 변화가 있는 경우
반드시 안전점검을 받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우리들의 안전의식>
물론 부실시공의 의혹을 받고 있는 환풍구 책임자에게도 적잖은 책임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안전의식인 것 같습니다.
요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우리 스스로가 조금 더 안전에 신경을 쓰고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가이드라인, 확실한 책임자 처벌, 성장한 시민 안전의식을 통해 다시는 이러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