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어떤 형벌로 죄인들을 벌주고 교화했을까?”
여러분 이런 생각해본 적 있으시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곤장을 때리거나 사약을 내리는 장면을 본 적은 있지만,
그 외에 여러가지 형벌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고대에서 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시행되어왔던 형벌 집행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옛날에 죄인을 벌주고 교화하던 방법!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69주년 교정의 날을 맞아 대전지방교정청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전통 형벌 풍속화 특별전시회는
대전에 소재한 배재대학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전통 형벌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시회인데요,
여러분 혹시 고대부터 근대까지 우리나라에서 집행되었던 ‘오형제도’를 들어보셨나요?
오형제도는 죄질에 따라 죄인에게 가하는 태(笞)·장(杖)·도(徒)·유(流)·사(死) 등 다섯 가지 형벌을 말하는 것인데요.
여기서 태장도유사는 각각 태형․장형․도형․유형․사형을 나타냅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통 오형제도의 형벌집행을 그린 그림과 교정사료 등 모두 88점이 기록되어 있는데요.
태.장.도.유.사 어떤 형벌인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①태형(笞刑)
오형 가운데 가장 가벼운 형벌입니다. 작은 형장으로 볼기를 치는 오형의 하나인 형벌인데요.
1919년 3.1 운동 이후 시정개혁의 일환으로 1920년 폐지하였습니다.
②장형(杖刑)
오형 중에서 태형(苔刑)보다 한 단계 무거운 형벌로서 태형과 함께 오랜 역사를 가진 신체형입니다.
태형보다 더 큰 형장으로 볼기를 칩니다.
③도형(徒刑)
죄인에게 강제노동을 시키는 형벌입니다. 오형제도 중에서는 3번째로 무거운 형벌인데요.
수형자를 일정기간 동안 감옥에 구금하고, 강제적으로 노역에 복무시키는 형으로 오늘날의 징역과 닮은 자유형입니다.
④유형(流刑)
죄인을 먼 곳으로 보내 그곳에 거주하게 하는 형벌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단어로는 유배라고도 하는데요.
중한 죄를 범했을 때 차마 사형에는 처하지 못하고 먼 곳으로 보내어 죽을 때까지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형벌입니다.
⑤사형(死刑)
범죄인의 생명을 박탈하여 그 사람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제거시키는 형벌이 사형입니다.
생명형 또는 극형이라고도 부릅니다.
태장도유사 오행형벌 이외에도 죄인에게 내렸던 형벌의 종류가 참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①주리형
: 주리형은 죄인을 고문할 때 두 다리를 묶고 그 틈에 두 개의 나뭇대(주릿대)를 끼우고 비트는 형벌입니다.
종류에는 가위주리와 줄주리, 팔 주리 형이 있는데요. 각각 어떤 방식으로 형벌이 진행될까요?
가위주리는 두 무릎과 팔을 묶은 후 두 개의 나무 막대를 정강이 사이에 끼워 양끝을 엇갈리게 틀면서
휘게 하는 형벌이었습니다. 이 형벌을 오래 받으면 대부분은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곤 하였는데,
천주교 신자들에게 배교를 받아내는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줄주리는 발목을 묶고
굵은 나무를 정강이 사이에 끼우고 밧줄로 넓적다리를 묶은 후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형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팔주리는 발목을 엇갈리게 하여 무릎을 꿇게 하고 두 팔을 어깨가 맞닿도록 뒤로 묶은 후
나무를 팔 속에 엇갈리게 집어넣고 팔이 휘도록 하는 형벌을 말합니다.
②자자형
: 자자형은 죄인의 얼굴이나 팔에 죄명을 문신하는 형벌을 말합니다.
경면형, 삽면형, 묵형이라고도 불리는 이 형벌은 죄인의 몸에 상처를 내고 먹물로 글자를 새겨 전과를 표시하였는데요.
이런 방식을 ‘표징형’이라고 부릅니다. 경국대전에는 강도범얼굴에 [강도] 두 글자를 새기고
그 자리를 봉하여 날인한 뒤에 먹물이 깊이 스며들기를 기다려 3일이 지난 뒤에 풀어주었다고 적혀있습니다.
자자형은 영조 때에 폐지되었습니다.
③교형·참형
: 교형과 참형은 사형의 종류입니다. 교형은 목을 매달아 죽여서 주검의 형체를 보전하는 것이고,
참형은 목을 베어 죽여서 머리와 몸체를 분리하는 형벌인데요.
참형에 비해서 교형을 적용하는 경우가 매우 적어서 유명무실해지기도 했다는군요.
교형을 집행할 때는 대개 군중을 모아 놓고 행하였습니다. 반면, 참형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형벌이며
조선시대까지 사형수는 모두 참형으로 집행하였습니다. 이때 죄수의 목을 자르는 역할은 천인인 망나니가 하였습니다.
④부고회시례
: ‘부고회시례’를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부고회시례란 많은 사람들에게 죄인의 얼굴을 보여 창피를 주는 형벌입니다.
죄인에게 백기를 단 큰 북을 지운 후, 관리가 그 북을 두드리고 죄인에게 “나는 소도둑놈입니다.”라고 말하게 하여
자기의 죄상을 스스로 외치게 함으로서 일반 백성들에게 범죄를 경계하는 일반예방활동으로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이 형은 죄인에게는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일반 백성들에게는 죄를 지으면 저렇게 된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명예형의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전통형벌 전시회를 통해 근대 이전의 형벌집행 방법과 그 내용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 조상님들은 사형에 처한 중죄인이라 하더라도
가급적이면 더 가벼운 형을 주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였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하였습니다.
형 집행에서 애민정신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형벌도 배우고, 우리 선조들의 지혜도 배울 수 있었던 전통형벌 전시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