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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과 그레텔, 대한민국에서 만난 슬픈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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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한 나무꾼이 살았어요. 그 나무꾼에게는 어린 딸 그레텔이 있어요.

그레텔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귀여운 꼬마 소녀였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은 마음씨 고약한 새엄마와 결혼을 했어요.

그 날부터 그레텔은 새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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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무꾼은 새엄마와 결혼하고 나서부터 하루 종일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었어요.

심지어 어린 그레텔에게 밥도 챙겨 주지 않았지요.

 

 

“ 아빠 엄마, 배고파요. 밥 주세요..”

 

굶주린 그레텔이 칭얼거리자 나무꾼과 새엄마는 어린 딸을 마구 때렸어요.

 

그레텔은 아프고 무서웠어요. 하지만 배고픔을 견딜 수 없었어요.

그레텔은 몰래 집안에 있는 음식을 먹다가 나무꾼과 새엄마에게 들키고 말았어요.

 

 

나무꾼과 새엄마는 그레텔에게 호된 매질을 하고 손발을 노끈으로 묶어 세탁실에 가두었어요.

 

 

“일주일 째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 너무 춥고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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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그레텔은 나무꾼과 새엄마가 무서워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었어요.

배고픔과 추위에 떨던 그레텔은 맨발로 세탁실 창문을 넘어 가스배관을 타고 몰래 집을 탈출했어요.

 

 

겁에 질려 도망치던 그레텔은 먹음직스러운 과자집을 발견했어요.

그레텔은 그 과자를 마음껏 먹고 싶었어요.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밥을 먹지 못해서 과자를 뜯을 힘조차 들어가지 않았어요.

과자집의 주인이었던 한 아주머니는 바들바들 떨고 있는 작고 여린 그레텔을 보고 따뜻한 우유와 빵을 내어주었어요.

 

 

그레텔은 아주머니와 경찰 아저씨의 도움으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어요.

그레텔은 그 곳에서 따뜻한 밥을 먹고 재미있는 책을 읽고 친구들도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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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그레텔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을까요?…그건, 어른들의 관심여부에 따라 달라진답니다.

 

 

 

 

얼마 전, 인천에서 벌어진 11살 아동학대 사건이 마치 마녀의 집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던 ‘헨젤과 그레텔’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화처럼 엮어 보았는데요. 오빠가 없다는거 빼고는 너무 비슷하게 느껴져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그레텔의 치료에는 최소 4년 정도가 걸릴 거라고 합니다. 동화 속 무섭고 잔혹한 어른들. 동화와 너무 닮았지만 현실 속 그레텔에게 학대는 어둡고 두려운 현실이었을 것입니다.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단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다던 우리의 그레텔은 그 작은 맨발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찾아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전국의 장기결석 초등학생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조사중에 자의든 타의든 부모에 의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또 한명의 초등학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레텔의 작은 용기는 자신의 인생을 구한 것 뿐 아니라, 죽음을 맞이하고도 편하게 눕지 못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게 했고, 전국의 아동학대 초등학생들을 구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동화 속 작고 여린 아이가 감당해야 했던 무서운 학대는 동화 속에서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곁에는 아직 발견되지 못한 헨젤과 그레텔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사랑과 관심 속에서 그 아이들이 양지로 나와, 해맑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 = 제8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박민경(중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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